~20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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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읽기 편안한 문체로 007의 후일담을 소개한다.
영화에서는 멋있게만 보이는 007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소파에서 TV리모콘이나 돌려대는 평범한 남자에 지나지 않는다.
미미는 우연한 기회에 본드걸이 되었지만, 본드걸은 1회성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스스로 스파이가 된다.
처음에는 007의 사랑을 되찾기 위한 것이었으나, 미미는 스파이로서 자신의 일을 하면서 더이상 본드걸이 아닌 스파이 013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난 본드, 제임스 본드, 스파이야. 당신은 날 몰라."
로 시작하지만
"난 본드걸 미미, 013, 스파이야. 당신은 날 몰라."
로 끝난다.
여자가 남자에게서 벗어나 자기 자신으로 성장(성숙?)해 가는 것은 많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나 이 작품은 스파이 소설의 탈을 쓰고, 담백하면서도 코믹하게 그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무엇을 말하려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말하는가가 소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문학평론가 신해철의 해설>
이 소설은 '블록버스터' 시리즈물 007이야기의 3대 이데올로기(애국주의, 자본주의, 남근주의)를 조롱하고 해체하는 '저예산독립' 소설이다. '블록버스터'와 '저예산독립'의 차이는 신화와 일상의 차이에 대응된다.
이 소설은 신화의 일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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