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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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이란 걸 비교적 자주 가는 편이고(매니아라고 할 수는 없지만), 또 직업이 여행 다니기에 좋은 직업이라 여행을 좀 다니는 편이다.
외국 여행도 다녀봤지만, 요즘은 우리 나라 여행이 참 좋다.
말도 잘 통하고, 돈도 적게 들며, 아디자기하니 볼 것이 많다.
특히 방방곡곡에 아름다운 산이 많아서 여행을 다니면 너무너무 행복하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여러 지방 여행을 하다보니 언제부턴인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충청도 사람들은 뭐든지 직선적으로 말 못하고 에둘러 말하고, 경상남도 함양 사람들은 잔소리(좋게 말하면 다정다감?)가 많다.
경상북도 사람들은(청송) 점잖으면서고 친절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강원도 사람들이다.
강원도 사람이라면 일단 호감이 간다.
순박하면서도 친절하여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예전에 캄보디아 사람들에게서 느낀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강원도는 여름엔 너무나 시원하다.
아름답고 멋진 산도 많다.
강원도 바우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소설가 이순원에게도 많은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역시나 그의 소설들이 하나같이 무척 좋다.
'워낭'은 가장 신작이다.
얼마 전에 히트한 영화 '워낭 소리'를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이것은 소설이고, 또 여러 대에 걸친 사람과 소의 이야기라서 그 영화보다 더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의 시각에서 어떻게 사람과 하나가 되어서 살아왔는지를 들려주고,
소는 적어도 우리 나라에서는 그저 말 못하고, 일이나 부려 먹는 짐승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다른 가축과 달리 소는 자신이 일해서 먹고 살았다.
소가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은 사람과 소가 동반자로서 오랜 세월 함께 살아왔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전에 시골에서 자란 어떤 친구한테서 들은 이야기가 있다.
농부(자신의 아버지나 또는 할아버지)들은 소가 힘들까봐 나무를 해서 올 때도 나뭇짐을 소에게 다 얹지 않고 자신의 지게에 나눠 지고 온다고...그리고 절대로 소 등에 타고 오지 않는다고....
이 소설에서 차무집 아들이 자기 밥을 소에게 나눠 먹이는 것과 똑같은 마음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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