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갈수록 이상한 기생 식물이 보인다. 옥수수 수염 같기도 하고, 색깔만 흰색이 아니라면 이끼 같기도 한..
예쁜 꽃들도 많고 예쁜 잎들도(붉은색과 푸른색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많았지만, 힘에 겨워 사진 찍는 것도 많이 생략했다.
팀폰게이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표시다.
이 표지는 팀폰게이트에서 올라오는 거리인가 보다. 메실라우 게이트와는 2킬로미터 차이다. 우린 6.5킬로미터를 올라온 셈이다.
비가 처음엔 오락가락하더니 나중엔 마구 쏟아진다.
끝없는 오르막에(경사도 심한데) 비까지 내리고...
점심 도시락도 무슨 맛인지 모르고 먹었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지....
다리 아프고 숨 차고, 고산증으로 머리 아프고 어지럽고, 게다가 감기까지 겹쳤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우리 나라 좋은 산들 다 놔 두고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와서 이러는지...
참!
한심하다!
집이 보이길래 이젠 다 왔나보다 했더니 가이드가 쉬었다 가란다.
이 악몽은 도대체 언제 끝이 나는 건지...
거의 다 오긴 했다.
열 걸음도 못 걷고 숨을 고르며, 쉬엄쉬엄... 8킬로미터를 거의 9시간 걸렸다.
키나바루산 가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말리고 싶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자신의 체력도 생각해 보고, 이렇게까지 할 만한 가치 있는 일인가도 한 번 생각해 보고...
가이드가 전날 포터 쓸 사람 없냐고 했을 때 아무도 없었는데(모두 자신만만)...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벌써 한 사람 포터를 찾았고(결국 가이드가 자기 짐에다 그 짐까지 메고 갔다. 눈물이 앞을 가려서 볼 수가 없다는...)
반 이상 올라갔을 때 또 한 분이 '포터 더블'을 외쳤다.
그러나 없는 포터를 어디서 부르랴.
죄 없는 가이드가 또...쯧쯧...
나 역시 포터가 그리웠으나 난 끝까지 자존심을 지켰다.ㅎㅎ
산장에 거의 다 올라와서는 (비도 오고...) 제법 쌀쌀함을 느꼈다.
내일 아침엔 겨울 산행 복장을 하란다. 아침도 아니다. 한밤중이지.(2시 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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