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이 소설을 보면서 몇 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는지 모른다.
장애를 가진,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이렇게 함부로 성폭력을 가해도 되는 건지,
또 그 가해자를 돕는 사람들이 이 사회에는 왜 이렇게 많은 건지...(경찰, 변호사, 교육청 장학관, 판사, 심지어 목사까지...)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아이들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었다.
얼마나 힘든 싸움이었을까.
마지막에 포기한 강인호는 그 후 또 얼마나 회한에 시달릴까.
기록해 두고 싶은 구절이 많다.
-진실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은 그것이 몹시 게으르다는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자신만이 진실이라는 교만 때문에 날것 그대로의 몸뚱이를 내놓고 어떤 치장도 설득도 하려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진실은 가끔 생뚱맞고 대개 비논리적이며 자주 불편하다....이 세상 도처에서 진실이라는 것이 외면당하는 데도 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 있는 것이다.
-진실은 말이야, 그걸 지키려고 누군가 몸을 던질 때 비로소 일어나 제 힘을 내는 거야. 우리가 그걸 하찮게 여기고 힘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정말 힘을 잃어.
-가난이 남루한 이유는 그것이 언제든 인간의 존엄을 몇 장의 돈과 몇 조각의 빵덩어리로 치환할 수 있기 때문일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거짓말이다.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세상이라는 호수에 검은 잉크가 떨어져내린 것처럼 그 주변이 물들어버린다. 그것이 다시 본래의 맑음을 찾을 때까지 그 거짓말의 만 배쯤의 순결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가진 자가 가진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에너지는, 가지지 못한 자가 그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에너지의 두 배라고 한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의 쾌락과 가지지 못한 것이 공포를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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